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살인(殺人).
"예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하고싶지만, 할수가 없다.
그러기엔 난 너무 어렸고, 그런곳에 가면 난 머리만 터질테니까.
"못들었어? 추리대회라고."
"아니, 근데 왜 제가 나가냐고요!!! 이 평범한놈이!!!"
그래, 난 평범한 놈이다.
18살, 안선고등학교 2학년 4반.
특별나지도, 그렇다고 아예 묻히는것도 아닌 평범한 고등학생.
그게 나란말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웬 추리대회?
"....평범해서 나가는거다. 왜?"
".........아니, 저기, 아버지. 왜 평범한 사람이 추리대회에 나가냐고요."
"내 권한이다, 왜?"
참, 권한도 많으십니다. 아버지.
경찰서장씩이나 하시면서 어떻게 그런 권한을 가지신거랍니까?
엉? 말이 돼야말이지.
"이 아부지가말이다, 그 추리대회 개최자랑 친구라서 그렇다. 알겄냐? 아들아?"
"...모르겠습니다."
"모르면 그냥 나가!"
'딱!'
"아야!!!!!!!!!!!!"
인천 안선고등학교.
예로부터 엘리트들이 엄청나게 많이 배출된다는 전설적인 명문고.
그런곳에 들어간것이 우연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그건 그렇고.
안선고등학교 2학년 4반 23번. 조 영 상.
내 이름이자, 항상 전교 300등을 유지하는 엄청나게 평범한 소년이다.
다른점이라곤, 그놈의 추리계열에 빠졌단것뿐?
하지만 그렇다고 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는 신X치, X전일같은 비상한 두뇌를 가진놈은 아니란 말이다.
그럴거면 내가 이러고 있겠나? 벌써 사설탐정하고있지.
정말 평범한놈이다, 난.
...아, 아버지는 평범하지 않다.
인천경찰서장을 맡고계시니까.
아버지가 공무원이라는건 평범하지만, 서장급이라면 평범하지 않다나 뭐라나(아버지의 지론이니 태클을 걸수없다).
그래, 그건 그렇다고 치자구요, 아버지.
"근데 지금 이 상황은 뭔데요?"
딱봐도 이상하지 않은가.
거실에 놓여있는 이 초대장.
그것도 조 영 상 이 세글자가 떡하니 박힌 초대장.
내용은?
'귀하를 전국 추리경진대회에 초대합니다.'
라고 적혀있다. 허, 참.
"아니, 그건 그렇구요... 이 밑에 4/10 은 뭔데요?"
"인원."
"에?"
"10명만 뽑는단다."
"에에!?"
"거기에다가 그 밑에 내이름도 적혀있지않냐. 조 영 한."
"에에에!?!?"
저, 정말이다!?
왜 아버지 이름이 적혀있대!?
"....거봐, 내 권한이랬잖아."
자세히 보니, 작게 적혀있네.
인천 경찰서장 조 영 한.
"....젠장!!!!!!!!!!!"
2007년 4월 13일 금요일.
학교 수업이 있는데도 어째선지 아침부터 아버지를 따라 끌려온 가련한 고등학생, 조영상.
아아, 불쌍하도다. 난 평범한것이 좋단말이다.
왜 근데 이런곳에 끌려와야되는거냐.... 아놔 진짜.
"왜, 수업빠지고 좋지."
아니, 그러니까 아버지, 전 차라리 학교가 좋단말입니다.
이런 특별한 취급 당하기도 싫구요, 차라리 그냥....
"아아, 저기 총장있구먼. 가자."
"에에?"
총장?
그건 또 뭐래?
라고 하면서도 얼빠진 모습으로 따라가는 나였다.
"뭐야, 그 크라이슬러가 니꺼였어?"
"어이고야, 그러는 넌 포드타고왔잖냐."
"잘사나보네?"
"야씨, 총장인 너보다 내가 더 후달리지."
"말이나 되는소리를 해라. 내가 더 후달리다 이놈아."
....뭐, 뭐지? 이사람들?
어째서 우리들이 쓰는말을 쓰는거야!?
정말 아부지맞아!?
엉!? 정말이냐고 !!!!
"...니 정자냐?"
"아아. 난자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얼빠진놈이야."
아니, 저기, 아버지. 아들을 정자로 취급하지마십쇼!!!!
그것보다 난자는 또 뭐야!?
우리 엄마는 거기서 또 왜 걸고넘어져!?
"아.... 저, 안녕하십니까. 훌.륭.하.신. 아버지를 둬서 학교도 빠지고 와버린 조영상이라고 합니다."
"푸... 뭐, 뭐라고? 푸푸푸..."
"훌.륭.하.신. 아버지를 둬서 학교도 빠진 조영상이라고 합니다."
"푸,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대박이다!!! 니 아들 !!!"
"시, 시끄러!!! 이자식이 오늘따라 왜이렇게 뻘소리를해대!?"
아버지, 아버지도 만만치 않습니다만.
"하하하... 그래, 니 정자가 안저러면 이상하지. 반갑다, 세계 추리연맹 총장을 맡고있는 한선호라고 한다. 반갑다."
그러면서 악수를 청하시는 이 아저씨.
참, 뭐랄까... 세계 추리연맹도 처음 들었거니와 총장씩이나 맡고계신분이 한참 떨어지는 인천경찰서장님하고 친분이시라니 참 신기합니다 그려....
근데 추리연맹 총장이라면서 생긴건 완전 옆집아저씨네.
"아, 반갑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허허. 내가 저놈하고 아는건 그놈의 WXW 때문이야. 그니까 걱정마라."
.....네?
에, 저기, 그,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회사 발리자드의 온라인게임 WXW를 말씀하시는겁니까?
그런걸 왜 나이도 지긋하게 드신분들이 왜하고계셨대요?
아니, 그것보다 아버지가 왜 그걸해!?
"....그런눈으로 보지마라. 나도 어쩌다 하게된거니까."
"혹시 서버가... 아부지도 혹시 갈리톡스?"
"너따라했지 이놈아. 나도 만렙찍게해줘봐라."
.....저 게임하는건 또 어떻게 아셨으며 하고계신 아버지도 신기하십니다.
"으험, 잠깐 딴얘기로 샜지만말이지. 이번대회는 특별히 이놈 추천으로 널 넣은거다."
"예? 아버지가요?"
"그렇지. 이놈이 아들놈이 좀 멋진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억지로 넣어버린거지만말이다."
".........이 평범한놈이 뭔 멋진모습을 보일라구요. 하. 하. 하."
"그러냐? 그래도 니 아버지라는 사람은 기대 많이하는거같더만 말이다."
"망신만 시켰담 봐라. 없애버릴테다."
....아버지, 그러지마세요.
평범한놈이 뭘하겠어요.
제발 그런 기대는 갖지 마시길 진심으로 바라옵니다. 아멘.
아, 그렇다고 하느님, 제발 저에게 김전X이나 X이치같은 추리력을 달란소리는 아닙니다. 아멘.
주차장을 벗어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꽤나 고풍스러운 조각상들이 길의 좌우를 장식하고있었다.
산양의 머리를 가진 흉상, 웬 이상한 새의 머리를 가진 흉상.
대부분들이 흉상이지만, 아무리봐도 저건...
"그래, 이집트의 신들이다."
아.... 그럼 저건 세크메트고, 저건 라인가.
"그리고 나머지들은 다 파라오지. 니가 잘아는 투탕카멘도 저기에 있을거다."
아버지는 또 그걸 어떻게 아셨대요.
경찰이라면서 설마 이집트의 신들을 믿는건 아니겠지.
"아니, 원래는 켈토피드나 뜨럴같은걸 하고싶었는데, 애들이 다 싫다 그러더라고."
"....왜! 뜨럴은 우리의 우상이지 않는가!!! 어서 배틀액스를 들고 전장을 누비자꾸나 전우여!!!"
"야임마! 난 토템세워야돼!!!"
....아부지 아이디를 알아내야겠다.
쥐도새도모르게 암살해버려야지.
하필 코드냐고... 난 얼라이벌인데.
"어험험, 어쨌거나 이건... 이 추리대회와도 큰 연관이 있으니까, 한번 머리를 써보라고 세워놓은거다."
"에? 이 추리대회에 이집트의 신화가 섞이기라도 한건가요?"
"아아, 아마도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명색이 추리연맹 총장이면서 이렇게 다 불어버려도 되는겁니까?
뭔가 나만 편애하려는듯한 느낌이 드는건 내 기분탓이냐?
"아, 별건 아니다. 니가 하도 평범하단소리를 들어서 말이지. 이렇게라도 해야 잘할거같아서."
.....아, 편애가 아니라 힌트네요. 젠장할.
어째선지 앞의 웅장한 건물은 그렇다치고, 본관이라고 들어온곳은....
".....루브르박물관.....?"
"오오, 니가 그것도 알았냐?"
모르면 바보입니까?
레오나르도 다빈치, 도나텔로같은 명화가들의 작품이 널리고 널린 그 박물관을 모르면 말이됩니까?
그러고보니 거기 다빈치코X라는 소설도 거기가 첫배경아니었습니까?
"모르면 바보죠."
"미안하다, 우리아들은 고블린잡는것밖에 몰라서말이다."
....아드님도 하십니까, WXW.
"이 건물은 일부러 이렇게 만든것도 아니고, 원래는 피라미드를 만들려고 하다가 칙칙하단 이유로 이렇게 바뀐거다."
"그럼...."
"그래, 숙소는 모두 피라미드를 철저히 모방했지. 단, 층은 있다는것이 피라미드와는 다른점이랄까."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네요. 차라리 그게 아니었으면 추리대회고 뭐고 다 때려치고 학교로 돌아갈려 그랬으니까요."
"당돌한 녀석이로세. 허허."
WXW였담 봐... 은신써서 벌써 도망갔지. 내가 이런걸 얼마나 싫어하는데말이여...
"그런데 이 건물의 이름은 뭔가요?"
"이름? P저."
....P저?
"피라미드의 P를 딴거지. 원래는 루브르저택이라고 짓고싶었는데, 그랬다간 참 많이 까일것같아서말이다."
"....까일것까지 걱정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아, 아니, 그런말은 아니고...."
....왜 쑥쓰러워하십니까, 한선호 추리연맹 총장님.... 어휴.
이런 잡설을 하면서 안으로 들어와보니, 의외로 안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지하 1층이 1층, 지하 2층이 2층으로 바뀐것외엔 특별한점은 없달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들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벼락같은 한총장님의 말씀.
"어쨌거나 추리는 간단한 문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너한테 배정받은 방은 410호다."
"410호?"
"맨 마지막이라는거지."
"어째서요? 전 4번째 아니었나요?"
"아, 방은 투표로 진행했다. 넌 조영한 저놈이 뽑았고말이다."
".... 아......."
아부지.... 전 중간이 가장 좋다구요....
왜 하필 맨 끝방입니까.
살인사건이 일어나도 가장 위험하다는 맨 끝과 맨 처음은 안걸리길 바랬단말입니다.
"죽진 않아, 이놈아."
추리대회 P저 1층 상면도

그놈의 배정받은 방을 따라 들어가는데 어째선지 자꾸 빙빙 도는듯한 느낌은 뭘까.
"저기, 이 층은 대체 어떻게 된거죠?"
"응? 뭐가?"
"아니, 제 방인 410호로 들어가는데 왜이렇게 빙빙 도는 느낌이 드냔 말이죠."
"아아, 이거말이냐. 예리한데."
한 총장님이 껄껄 웃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원래 피라미드의 구조가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미로식으로 꼬인다는건 아냐?"
"알죠. 그것때문에 도굴이 쉽지 않단 소리도 들었으니까."
"그래, 그런데 그렇게 해놓으면 추리대회를 여는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냐. 다들 밥도 먹어야되고 잠도 자야되고."
"...그렇죠."
"그래서 그나마 조금 간략하게 미로식으로 꾸며봤지. 10번방이 마지막이고 ㄹ자형으로 돌아오게 계획을 했지."
.....진짜 살인사건이라도 일어날 분위기로 이렇게 만들어버리면 어떻하십니까...... 나 죽진 않겠지...?
- 습작 -



덧글
겨리 2009/05/29 12:57 # 답글
.. 뭔가 홀리듯이 끝까지 읽었습니다.
Darkness 2009/05/29 21:17 #
홀리지 마세요그냥 습작이예요
세리나스 2009/05/29 13:59 # 답글
'ㅂ'... 읽고 빵 터졌다면 이상한거야?
Darkness 2009/05/29 21:17 #
당연한거일걸
暗赤色 2009/05/29 15:15 # 답글
오랫만의 포스팅이로군 복귀 환영
Darkness 2009/05/29 21:23 #
습작옮길만한데가 여기밖에없어